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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생존기

뒤늦게 적어보는 결혼식 후기

# 호구되는 결혼식 문화에 답답했던 지난 날

 

2023.08.05 - [21세기 생존기] - 결혼 준비를 하며 느낀 우리나라 결혼 문화와 비용 #텅장

 

결혼 준비를 하며 느낀 우리나라 결혼 문화와 비용 #텅장

# 프로포즈와 함께 시작된 결혼준비 여느 날과 다르지 않던 금요일 저녁에 예상치 못한 프로포즈를 받았다. 오래 만나온 까닭에 언젠가 결혼을 하겠거니 막연히 생각해왔지만, 그게 언제가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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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어찌저찌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오전 11시 결혼식이라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메이크업 샵이 있는 강남으로 향했다. 너무 떨리고 긴장되어서 이른 새벽에 일어났지만 졸리지도 않았다. 남편이 예약해놓은 택시를 타고 가며, 우리 둘은 결혼식 날이 온 게 실감이 안난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메이크업 샵에서 정신없이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준비를 하다보니, 결혼식장에 도착했다. 결혼식장에서도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댔다. 우리는 첫 예식이라 결혼식 시작 전에 선원판 사진 (가족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손님들이 오시기 전에 가족 사진을 찍었다. 

 

결혼식 비용과 들이는 시간 뿐 아니라 결혼식에 많은 사람을 초대하는 것까지. 결혼식의 모든 게 거추장스럽고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던 나이지만, 막상 결혼식 당일이 되어 사람들을 보니 너무나 반가웠다. 내 결혼식을 축하해주겠다고 먼 길 와준 직장 동료들 부터, 어릴 때 뵈고 언제 뵀는지 기억도 안나는 먼 친적분들까지, 한 날 한시에 모여있는게 너무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었다. 막상 결혼식이 시작되고 나서는 전문 사회자의 말에 따라 순조롭게 차근차근 모든 게 진행이 되고 그냥 아무 생각도 안들었다. 내 생각보다 남들 앞에 서 있는게 부끄럽거나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나 많은 나를 아는 사람들, 그리고 남편의 가족들과 친구들, 동료들 앞에 나와 남자친구가 가족이 된다는 걸 선언 (?) 하는 게 사뭇 진지하고 엄숙한 느낌이 들었다.

 

결혼식이 어찌저찌 끝나고 신혼여행은 참으로 행복했다. 이 신혼여행을 맛보기 위해서라도 결혼식을 할 만 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결혼식을 하기 싫어했지만, 관혼상제 중에 하나로, 대대로, 또 전 세계적으로, 결혼식이 남아있는 이유는 있는 것 같다. 조금 간소화 되어도 좋겠지만, 한국식 결혼식도 직접 경험하고 돌아보니 나름대로 즐거웠다. 축의금은 잘 모셔두었다가 와주신 분들의 축의금으로 조의금으로 고대로 돌려드리려고 한다. 서로 안주고 안받기도 장점이 있지만, 주고 받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두 나름대로 즐거운 결혼식을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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